이승윤 <무얼 훔치지>, 끝까지 불태운 절망, 그리고 그 끝의 희망
생각을 정돈하려다 맘을 어지럽혔나 봐 대충 이불로 덮어놓고 방문을 닫았어 선반에 숨겨놓았던 후회를 하나 둘 꺼내서 읽으려다 그냥 말았어 거의 외웠으니까 낡은 하늘에 밝은 미소를 건넬 걸 왜 내가 바라볼 때면 녹슬어 있는지 노을을 훔치는 저기 언덕을 가도 멀찍이 태양은 언제나 멀지 그럼 난 무얼 훔치지 텅 빈 하루를 채우다 잠은 가루가 됐나 봐 쓸어안아 누워 있다가 그냥 불어 버렸어 옷장에 숨겨 놓았던 꿈들을 몇 벌 꺼내서 입으려다 그냥 말았어 어울리지 않잖아 낡은 하늘에 밝은 미소를 건넬 걸 왜 내가 바라볼 때면 녹슬어 있는지 노을을 훔치는 저기 언덕을 가도 멀찍이 태양은 언제나 멀지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난 무얼 훔치지 조바심에 저 바람에 주파수를 훔쳐봐도 모랫가루만 날리고 방을 어지르지 노을을 훔치는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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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. 1. 2. 22:01